코드와 표준은 기술자들이 항상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그 진정한 뜻을 올바로 알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은 듯하다. 

아직도 ‘코드나 표준은 같은 것’이라든가, ‘코드나 표준은 공공공사에서나 적용하는 것’이라는 사고를 고수하는 기술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문의 Code, Standard로 표기하면 양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총(銃)이 출현하기 이전 시대에, 병사들이 사용한 무기는 창(矛)이었다. 

길게 만들 수 있어서 상대와 거리를 두고 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것이 방패(盾)다.

모든 일은, 완벽을 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관련자라면 책임 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사후에도 이러한 일이 없도록 대비하기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코드와 표준이다. 

코드나 표준은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므로, 이보다 나은 수준으로 시공한 경우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기술자가 상대를 공격하려면 코드와 표준을 창으로 사용해야 한다. 

방어를 해야 할 때도 역시 코드와 표준을 방패로 삼아야 한다. 

그러니 어떤 경우라도 두 가지를 잘 알고 있는 편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百戰不殆).

그러면, 코드와 표준의 상호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다음의 예를 통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코드, BPVC는 주로 보일러, 압력용기에 대한 안전 확보를 위해 제정된 것으로, 일반 산업분야의 보일러와 

압력용기로부터 원자력 발전소의 압력부에 사용되는 모든 자재를 포함한다.

이 코드를 기준으로 설계하려면 ①보일러, ②보일러 주변 배관, ③보일러 외부 배관으로 나누어 관과 각 요소의 

사용등급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요소별 표준을 적용해야 한다.

즉, 코드는 ‘시스템 전체’를, 

표준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를 대상으로 한다.

코드에 적용하기 위하여 표준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코드와 표준 간에는 다른 점과 공통점이 있다.

우선, 다른 점은 적용이 의무 인지의 여부이다. 

사용자 측면에서 코드는 적용이 의무 인 반면, 표준은 권장 사항이다. 

다만 코드나 국가의 문서에 명시된 표준은 의무이다.

반면, 양자의 공통점은, 압력에 대한 안전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 제시’와

동시에 이 기준을 적용함으로서 ‘설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 그리고 ’국가만이 제정‘ 할 수 있다는 자격요건이다.

결국, 코드나 표준의 존재 목적은 국민에게 안전한 시설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코드와 표준을  준수하는 것은 기술자의 기본적인 책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