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수(급탕 포함)는 배관을 통하여 음용수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수질 외에도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요건이 있다. 

수압, 유량 같은 공학적인 요건은 급수의 가능과 불가능을 결정하므로 갖추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기본적 요건 ‘음용수 오염방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음용수 오염방지는 개인이 우리 집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비용이 수반된다. 강제하지 않으면 조치가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음용수 오염방지는 코드나 법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NPC 포함, 국제적인 위생설비 코드에서 음용수 오염방지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규정이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는 이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기계설비법을 근거로 제일 먼저 추진된 일이 ‘기계설비 기술기준’제정 이었다. 

스스로가 알아서 하면 될 일을 강제로 하게 된 것이다. 

이제, 음용수 오염방지를 위한 배관계통에서의 역류방지는 발등의 불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위생설비는 Hoover Code(1928)와 그 후속인 NPC를 기본으로 한다. 

WWⅡ 종전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의 미군정기(1945.9.9.~1948.8.15)와 

한국전쟁 후 미국의 무상 원조기간(1953~1974)을 거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굳어진 현상이다. 

그런데, 불가사의하게도 ‘음용수 오염방지’에 대해서만은 적용된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초기의 열악한 경제 사정상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니 사정이 좋아질 때까지 적용 보류 입장을 견지한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미뤘던 일이 반세기를 지나서야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으니 만시지탄(晩時之歎)의 한은 있으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된 지 오래고, 세계 10권의 경제대국이다. 

최일선에서 급수를 책임지는 기계설비 분야는 

이제부터라도 오염되지 않은 물 공급으로 국민의 건강과 위생적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기계설법 제정의 목적일 뿐만 아니라 ‘기계설비 기술기준’을 갖춘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