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我無蛙人生之恨(유아무와인생지한)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것이 인생의 한이다. 고려 말의 학자 이규보(李圭甫)가 우화를 통해 임금께 불의와 불법으로 얼룩진 나라의실상을 비유한 말로 유명하다. 이 우화에는 목소리가 곱고 아름다운 꾀꼬리와 그 반대인 까마귀가 등장한다.
스토리는 이렇다. 옛날,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 자체가 듣기도 거북한 까마귀가 있었는데, 하루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는 꾀꼬리에게 까마귀가 내기를 제안 했다. 3일 후 두루미를 심판으로 노래 시합을 하자는 것.
노래는커녕 목소리 조차도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시합을 제의 하니, 객관적으로 우월한 실력을 가진 꾀꼬리는 의아스러웠지만 시합에 응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시합전의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열심히연습을 했다.
반면, 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어떤 준비를 했을까? 연습은 안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개구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그 개구리를 두루미한테 바쳤다.
드디어 시합날,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 곡씩 부르고, 두루미의 판정을 기다렸다. 꾀꼬리는 너무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으니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믿었고. 그러나 두루미는 까마귀를 승자로 판정한다.
고려 말 이규보는 수 차례 과거시험에 낙방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니 이 우화는 이규보의 경험담 일 것이다. 진짜로 실력이 있어도 금전적인 뒷거래나, 고관대작의 후광이 없이는 과거에 합격할 수 없었던 당시의세태를 꼬집은 것. 그는 임금의 눈에 띄어 임시과거를 통해서 장원급제 하였으며 학자로 이름을 후세에 남겼다.
이런 우화가 과거 고려 말의 이야기라고만 치부(置溥) 할 수 없는 씁쓸함은 무엇 때문인가? 제품의 성능과 품질보다 값싼 물건이면 되고 회사의 실력이나 전문적 능력보다 로비 잘하면 되고식 풍조 때문이 아닐까 과연 이 시대의 도덕성은 무엇인가? 의인이 한명도 없어 멸망 했다는 소돔과 고모라의 역사를 깊이 생각해 볼만하다.
김영호/씨엔티코퍼레이션 대표 |